2008년 8월 13일 수요일

광우병 파동 - 쇠고기 이유식 먹일까 말까?

출처 : 맘&앙팡 8월호

이유식 초기의 필수 재료인 쇠고기. 하지만 광우병 파동으로
어떤 엄마도 아이에게 맘 편히 쇠고기를 먹일 수 없는 상황이다.
성장하는 아이에게 영양 면에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과연 쇠고기를 먹여도 될지 도통 알 수 없는 요즘,
엄마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건강하고 안전한 쇠고기를 찾아볼래요”
광우병 파동 때문에 정말 심난합니다. 하지만 쇠고기는 아이에게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잖아요. 물론 대체할 수 있는 식품도 있지만, 이유식기에는 개월 수에 맞춰 다양한 식재료를 먹이는 것이 좋잖아요. 아직 광우병 발생 위험이 있는 쇠고기가 수입된 것도 아니고, 추가협상 중이라고 하니 좀 더 기다려봐야지요. 무조건 먹이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고, 좋은 재료를 선택하기 위해 엄마들도 많이 공부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승진 엄마 민송현 씨
“시골에 직접 내려가 한우를 사온답니다”
이유식 책을 읽어보니 생후 6개월부터는 쇠고기를 먹이는 것이 좋다고 해요. 최고의 단백질 공급원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시국에 아무거나 사서 먹일 수는 없잖아요. 전 지금도 청도에 있는 친정에 내려갈 때마다 한우를 사서 진공 포장해 사온답니다. 아는 분이 축협에 계시는데 그곳 쇠고기는 믿을 수 있다 하더라고요. 고기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할 뿐 아니라 안전까지 보장된다고 하니 앞으로 계속 애용할 생각이랍니다. 고기가 덩어리로 되어 있어서 손질을 따로 해야하는 게 좀 번거롭지만 우리 아이 먹일 건데 이 정도 수고는 감수해야겠지요.
- 우민 엄마 유민영 씨
“믿을 수 있는 곳에서 구입할 거예요”
사실 요즘 믿고 먹일 수 없는 게 쇠고기뿐인가요? 생선도 아무것이나 먹일 수 없고, 닭고기도 함부로 먹일 수 없는 세상이니 이것저것 따지면 아이에게 뭔들 맘 놓고 먹이겠어요. 엄마 스스로 똑똑하고 부지런해져 믿을 수 있는 곳을 찾아야겠죠.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또는 축협 같은 곳은 이미지 때문에라도 제대로 된 음식을 팔 거라고 믿어요. 미국산 쇠고기 때문에 우리 한우 축산 농가까지 망하게 할 수는 없잖아요. 일본산 흑우인 와규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쇠고기 품종이 된 만큼 나라도, 국민도 한우를 올바로 판매하고 소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아 더 옳다고 생각해요. 성장하는 아이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해야 하는 것도 엄마의 의무일 거고요. 광우병 위험 물질이 든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혹 수입한다 하더라도 국민들 모두 힘을 합치면 난국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거예요.
- 유정 엄마 조희란 씨
“비싸도 한우로 먹이고 있어요”
이유식에 넣는 쇠고기만큼은 벌써 한우 사서 먹이고 있어요. 정육점이든 대형 마트든 사실 믿을 곳은 없지만 그래도 믿고 살 수밖에요. 생후 6개월부터 쇠고기를 먹이는 건 단백질뿐 아니라 철분을 공급하기 위해선데 무조건 안 먹일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렇다고 음식 대신 철분제를 먹일 수도 없고 영양 성분은 음식으로 섭취하는 게 제일 좋다고 하잖아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어른들이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먹는 음식 가지고 거짓말하는 사람들만 없다면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 쇠고기가 들어온대도 소비자가 잘 선택해서 먹일 수 있을 텐데요.
- 인성 엄마 최종연 씨
“마블링을 보면 원산지를 구분할 수 있대요” 요즘 엄마들 모이기만 하면 쇠고기 협상에 대한 이야기만 합니다. 특히 아이들 먹을거리를 챙겨야 하는 엄마들은 고민이 더 크죠. 지난 달 <맘&앙팡>에 나온 기사를 봤는데 마블링으로 원산지를 구분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아주 반가운 기사였어요. 사실 원산지 표기를 100% 믿을 수 없어 불안했는데 광우병 발병률이 0%라는 호주산은 한우나 미국산 쇠고기와 달리 마블링이 흰색이래요. 한우까지는 못 먹이더라도 호주산을 잘 구분해 먹이고 싶어요. 호주산 쇠고기는 살코기가 풍부하다는데, 사실 아이 이유식에는 대부분 살코기를 쓰니까 육질이 조금 퍽퍽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 효성 엄마 김용주 씨
“누구의 말이 옳은지 판단이 서질 않아요” 어떤 사람은 미국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또 어떤 사람은 절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하니 누구의 말이 옳은지 쉽게 판단하고 결정할 수가 없어요. 제가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광우병에 대한 무서운 얘기만 늘어놓지 말고 정확한 정보를 듣고 싶어요. 지금처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를 무조건 먹이지 않을 순 없는 노릇이고, 불안하긴 하지만 원산지 표기를 믿고 먹이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피해야 할 것과 안전한 범위 등을 정부에서 솔직히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른도 어른이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건강한 먹을거리가 가장 중요할테니까요.
- 소희 엄마 한현숙 씨
“위험하다면 당연히 먹일 수 없어요” 광우병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단 1%라도 위험 요소가 있다면 먹이지 않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쇠고기가 아이에게 꼭 필요한 식품이라 해도 영양소를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을 찾아 먹일 거예요. 물론 원산지 표기 등을 보고 선별해 먹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음식 갖고 장난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닌 세상에 100% 안심하고 구입할 수 없다는 게 문제겠지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우리 아들딸에게 먹이는 것인데 아무리 위험 확률이 낮다 해도 100% 안전한 상황이 되기 전에는 먹이지 않는 것이 지혜로운 엄마 아닐까요? 간혹, 담배나 술과 비유해 광우병에 걸려 사망할 확률이 훨씬 적다는 얘기도 들리는데, 그건 본질적으로 다른 얘기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스스로 선택하는 것과 속아서 선택하게 되는 것은 분명 다르니까요.
- 여민 엄마 손정우 씨
“대체 식품으로 영양소를 섭취해줄 거예요” 엄마라면 단백질, 불포화지방산, 철분 등 아이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를 가진 쇠고기가 얼마나 중요한 식재료인지 알 거예요. 하지만 위험 요소가 있는 쇠고기를 아이에게 먹여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친구에게 물어보니 닭 가슴살이나 흰살 생선, 두부, 콩 등도 단백질의 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대체식품으로 손색없더군요. 다른 식품으로 대체해도 영양상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안전하고 건강한 이유식을 만들어 줄 수 있어서 기뻐요.
- 민재 엄마 김영진 씨
“미국 사람들도 먹지 않는대요” 얼마 전 MBC <100분 토론>에 현재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 아줌마가 직접 전화를 걸어 얘기한 것이 기억에 남아요. 미국 현지에서도 쇠고기를 안심하고 먹는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라 하더군요. 풀을 먹인 소 등 육골분 사료를 제외한 사료를 먹은 쇠고기만 구입하려는 추세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줬죠. 미국 사람도 먹지 않는 미국산 쇠고기를 우리 아이들한테 먹인다는 것은 말이 안 되죠. 엄마의 입장에서 제 눈앞에서 한우를 잡아 판매하지 않는 한 먹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답니다.
- 후 엄마 이재숙 씨
“아무리 괴담이라 해도 엄마 입장에서는 먹일 수 없어요” 언론에서 얘기하는 광우병이 쉽게 이해되지 않더라고요. 궁금해서 이것저것 논문도 찾아보고 다른 나라 사례도 알아봤어요. 영국에서 인간광우병의 원인이 되는 변형 프리온이 발생해서 인간에게 노출된 시기를 1980년대 중반으로 짐작하고 있었어요. 노출 후 아직 30년도 지나지 않은 상태라는 뜻이죠. 영국의 많은 사람이 이미 변형 프리온에 감염되어 잠복기 상태고, 지금까지 발병한 2백여 명은 일반적인 잠복기보다 일찍 발병한 사람들이라는 의견이 학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대요. 즉, 십 수년 안에 더 많이 발병할 수 있다는 거죠. 지금까지 광우병 발병률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얘기를 들으니 섬뜩하더군요. 광우병에 대한 학설은 분분하지만 괴담으로 치부해버리기엔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두려운 일입니다.
- 유경 엄마 정영애 씨
“쇠고기를 요리한 도구를 거쳐서도 감염될 수 있대요” 아직 광우병에 관한 보도가 얼마나 정확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뉴스에서 본 내용 중 쇠고기를 요리한 도마나 칼, 그릇 등으로도 광우병이 옮을 수 있다고 해요. 또한 광우병 위험 물질로 만드는 다양한 식품이나 화장품 등을 통해서도 광우병이 전염될 수 있고요. 꺼림칙해서 광우병 파동이 난 후로는 한 번도 쇠고기를 먹지 않았어요. 아이 이유식은 말할 것도 없고요. 한우나 호주산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앞으로도 먹일 수 없을 것 같아요. 하루 빨리 쇠고기 협상이 국민의 뜻대로 되길 바랄 뿐입니다. - 태현 엄마 이정숙 씨

advice 1
“닭고기, 콩, 돼지고기 등으로 대체할 수 있어요” 육류는 생후 6개월부터 섭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쇠고기는 단백질, 필수아미노산, 철분,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재료이기 때문에 반드시 먹여야 하죠. 하지만 먹이기 꺼림칙하다면 지방 함유량이 적은 닭 가슴살, 흰살 생선, 두부, 콩 등으로 바꿔 먹일 수 있죠. 이유식을 만들 때 부재료로 채소를 넣기 때문에 비타민을 보충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단백질이 풍부한 다른 재료로 대체한다 해도 영양상 크게 문제 되지는 않지만 이 시기에는 다양한 재료의 음식을 접하는 것이 앞으로 식습관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쇠고기가 안전하게 수입된다면 반드시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 노원구 보건소 건강증진팀 주승현 영양사

advice 2
“쇠고기가 어떠한 경우에 위험해지는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어떤 상황일 때 위험한지 알아야 하고, 그에 따라 지혜롭게 선택해야 합니다. 20개월 이하 소는 뼈있는 살코기, 30개월 이상은 살코기로만 수입한다면 안전합니다. 즉, 전 정권 때 같은 수준에서 수입한다면 광우병에서 안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수위를 넘으면 위험해지는 것이죠. 30개월 이상 월령의 쇠고기의 SRM(광우병특정위험물질)인 내장, 척수 등의 수입은 특히 위험합니다. 만약 지금의 조건에서 쇠고기가 수입된다면 소비자 차원에서 선택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제품에 위험물질이 첨가될 수 있기 때문에 늘 어느 정도 광우병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우희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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