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19일 토요일

임신 중 조심해야 할 음식

사실 엄마들은 임신을 하게 되면 먼저 느끼는 감정중 하나가 불안감입니다. 내가 과연 아기를 잘 낳을 수 있을까부터 시작해서 우리 아기가 이상이 있지는 않을까, 내 몸이 이상한 것은 아닐까, 이것을 먹으면 탈이 나는 것은 아닐까 등등 수많은 걱정을 갖게 되고 또한 주위의 기대 또한 높아지고 많은 분들이 신경을 써주게 됩니다.
또한 임신중 가장 많이 듣는 소리중 하나는 많이 먹어라, 홀몸이 아니다, 골고루 먹어라, 이게 좋다더라, 이건 먹지마라 등일 것입니다. 그만큼 옛날부터 음식 태교에도 또한 신경 썼던 것이 사실입니다.
옛날 『태교신기』라는 전문 태교서를 보면 “임부는 의도적으로 음식의 내용, 모양, 조리방법 등을 선별해서 먹어야 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반듯하게 생긴 음식을 먹어야 반듯한 아이가 태어난다고 믿었고 못생긴 것을 먹으면 반듯하지 않은 아이가 태어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의학적으로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태교를 중시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또한 이것은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엄마가 잘 먹고 건강해야 아기도 건강하게 태어난다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무작정 많이 먹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아무 생각없이 2인분씩 먹는 분들은 임신 후기로 갈수록 무거워지는 몸에 고생하고 임신중독증의 확률도 높아지며 출산후 산후 비만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임신중에 얼마나 어떻게 음식을 먹고 조절하는 것이 필요한지 아는 것이 일단 중요합니다. 그래야 건강한 임신과 아울러 건강한 산후조리가 가능하며 아기도 튼튼하고 엄마는 임신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임신 전기에는 하루 약 150kcal정도, 임신 후기에는 하루 약 350kcal정도만 더 섭취하면 됩니다. 이 정도의 칼로리는 과일 한두개로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양입니다. 그러므로 무작정 많이 먹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또한 무리한 다이어트도 조심해야 합니다. 최근 미국의 의학전문지에 발표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임신 첫 3개월중 다이어트나 거식증 등 식사관련 장애가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무뇌아 또는 척추결함 등의 신경관 결함이 있는 아기를 출산할 확률이 두배 높다고 합니다. 특히 이 기간에 단식을 한 경험이 있는 여성은 신경관 결함이 있는 아기를 출산할 위험이 무려 6배나 높았다고 합니다.

그럼 임신 기간중에 특히 신경써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임신중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및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중에서도 아기의 뼈와 살과 피를 구성하는 부분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되지요. 따라서 양질의 단백질과 칼슘, 철분의 섭취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중 칼슘과 철분은 평소의 약 3배 이상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아기의 신경관결손을 막기 위해서는 엽산을 충분히 음식을 통해 공급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임신중 유익한 음식은 바로 양질의 단백질과 칼슘, 철분의 섭취를 도와주는 것들이며 여기에 미량의 무기질을 함유하고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들이 유익한 음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또한 당연한 것이겠지만 식품첨가물이 들어있지 않은 자연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보통 한 사람이 일년 동안 섭취하는 식품첨가물의 양은 대략 3.5~4.5kg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화학물질들은 안전한 것이라고 흔히 말해지고 생각되지만 이 화학물질들이 인체내에 섭취된 후에 일어나는 대사과정이나 여러 화학물질들이 한데 뒤섞여 칵테일이 된 경우 일어나게 되는 결과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따라서 임신중, 특히 임신초기에는 이러한 음식들의 섭취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것들로 인한 아기의 기형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내용을 정리해보면 임신중에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먼저 먹는 양은 임신 전과 비교해서 특별히 두배씩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약간만 더 먹는다 생각하면 무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먹을 때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및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필요한데 편식하지 않고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양이 예쁘고 반듯한 것만 먹는 것도 우습게 생각하지 말고 실천하면 좋습니다. 우리 아기가 반듯하고 훌륭하고 모난 곳이 없는 아기로 태어나길 바라는 태교라고 생각하십시오. 식품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가공식품은 임신초기에는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그럼 이제 좀더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들이 좋은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1) 임신중에 유익한 음식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단백질이 많은 음식으로는 생선, 생선의 알, 우유, 고기, 콩류 및 유제품 등이 있습니다. 이중 생선이나 콩을 통한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좋습니다. 이런 것들을 식사 때마다 충분히 먹는 것이 좋습니다.
칼슘, 철분은 우유, 간, 치즈, 멸치, 김 등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건강 유지와 성장 촉진에 필요한 비타민은 시금치, 당근, 오이 등의 채소류와 과일류에 들어 있으므로 이런 식품을 많이 먹는 것이 좋습니다.

임신기간을 나누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보통 14주씩을 기준으로 임신 첫주에서 14주까지를 임신 1기 또는 초기라고 하고, 15주에서 28주까지를 임신 2기 또는 중기라고 하며, 29주부터 출산까지를 임신 3기 또는 후기라고 말합니다.
그럼 각 시기별로 좋은 음식을 알아봅시다.

1. 임신 초기
임신 초기의 식생활은 아주 중요합니다. 이때의 식생활이 임신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지껏 살면서는 내가 좋은 대로 먹고 내가 먹기 싫으면 안 먹어도 내 한몸에만 영향을 미쳤지만 이제부터는 이제 태어날 예쁜 아기와 한 몸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먹고 싶다고 마음대로 먹고 내가 마시고 싶다고 마음대로 마시면 나중에 아기로 인해 마음아파할 일이 많아집니다. 따라서 이제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항상 아기를 위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임신기간 내내 꾸준히 섭취해야 할 영양분은 단백질과 칼슘, 철분이므로 이러한 것들이 많이 든 음식들을 먹는데 신경쓰는 것이 필요합니다. 임신 초기에는 특히 단백질과 칼슘 섭취에 신경써야 합니다.

그런데 임신 초기에는 복병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입덧입니다. 입덧으로 인해 엄마가 먹지 못하고 토하기만 하고 적절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임신 초기에는 아직 태아도 작고 필요로 하는 에너지도 적어, 이 시기에 입덧으로 인해 잘 먹지 못해도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들을 놓고 볼 때 음식섭취를 통해 미량의 필요한 요소들이 공급되지 않으면 신경관 결손이 있는 아기를 낳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심한 입덧은 그냥 방치해서는 안되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또한 임신을 하게 되면 신 것을 많이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혈액의 부족분을 메꾸기 위해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런 반응이므로 어느 정도는 차고 신맛이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고, 구토가 심할 때는 수분 보충을 충분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럼 왜 임신하면 신 것을 찾게 되는 것일까요? 한의학에서는 산고감신함의 다섯가지 맛이 있습니다. 시고, 쓰고, 달고, 맵고, 짠 맛이 있는데 각각 주관하는 장부가 있습니다. 신 맛은 간에 속하고, 쓴 맛은 심에 속하고, 단 맛은 비에 속하고, 매운 맛은 폐에 속하고, 짠 맛은 신에 속합니다. 신 맛은 간에 속하는데 간은 혈을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임신을 하게 되면 혈액량이 늘어나야 하고 간의 역할이 늘어나는데 이로 인해 우리 몸은 신 맛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신 맛이 혈을 보충해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동의보감에는 임신과 더불어 출산후까지 방에서 항상 식초의 냄새가 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쓰여 있기까지 합니다.
따라서 입덧을 가라앉히는 음식으로는 새콤한 모듬 샐러드, 냉모밀 국수, 굴 초회, 너무 맵지 않은 쟁반 비빔냉면, 생미역 냉채, 도라지 생채 등과 같은 입맛을 돋우는 산뜻한 요리가 좋습니다.

또 이때는 태아의 발달에 맞춰 영양소를 균형있게 공급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기의 심장이 거의 완성되고 머리, 몸통, 사지의 구분이 뚜렷해지는 때이므로 전체적으로 고른 영양 섭취가 필요합니다. 단백질과 칼슘의 섭취를 늘려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양질의 단백질은 주로 쇠고기, 돼지고기, 생선, 간, 달걀, 우유, 치즈 등 동물성 단백질과 콩 같은 식물성 식품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태아의 뼈와 이는 임신 초기에 기초가 마련되므로 칼슘도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데 뼈째 먹는 멸치같은 생선이나 우유에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단, 우유나 달걀에 알레르기가 있는 엄마들은 다른 것으로 대체해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기름진 음식이나 당분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비만이 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우유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자면 양질의 단백질, 비타민을 고르게 갖추었고, 칼슘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임신중 좋은 음식입니다. 하지만 체질적으로 우유를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 우유가 맞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사람이 우유를 마실 때는 약간 따뜻하게 데워서 한 모금씩 입에 물고 오랫동안 씹어먹듯 먹으면 고소한 맛이 더 나고 소화도 잘됩니다. 임산부는 하루 한 잔 정도(150cc)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2. 임신 중기
임신 중기는 임신한 엄마들에게 있어 임신 기간중 가장 마음도 편하고 몸도 편한 기간입니다. 그토록 괴롭던 입덧도 어느덧 끝나고 태반도 완성되어 유산의 위험도 줄고 태아도 성장이 왕성해지는 시기입니다. 따라서 이 시기부터는 임신부가 영양 섭취를 잘 해주어야 태아도 무럭무럭 자랄 수 있습니다. 태아의 두뇌 발달과 근육을 형성하는 데 가장 많이 쓰여지는 양질의 단백질은 임신초기부터 끝까지 꾸준히 필요한 영양소이며, 태아의 뼈와 이를 구성하는 칼슘도 그렇습니다. 칼슘이 부족하면 태아의 신체 발달을 저해할 뿐 아니라, 모체 역시 출산 후 골다공증 같은 질병에 시달릴 위험이 높습니다. 따라서 뼈와 이를 튼튼하게 만드는 감자 멸치조림, 멸치 주먹밥, 고추장 멸치볶음, 야채 오징어회 등 뼈째 먹는 생선으로 너무 맵거나 짜지 않게 요리하여 칼슘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신 중기부터는 태아가 모체의 철분을 흡수해 자신의 혈액을 만들기 시작하므로 철분을 충분히 공급해 주어야 합니다. 철분이 부족할 경우 임신부는 빈혈을 일으키게 됩니다. 임신 기간중 필요한 철분량은 약 980mg 정도인데 이 양은 음식으로만 섭취하기에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입덧이 좀 가라앉는 임신 4개월부터는 철분제를 복용하여 모자라는 철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철분제 복용과 함께 철분이 많이 든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철분이 많은 음식으로는 돼지고기, 닭고기, 쇠고기의 간과 살코기 등과 달걀, 콩제품, 정어리, 고등어, 바지락, 굴, 조개, 미역 등 해산물에 많이 있으며, 두부, 된장, 양배추, 브로콜리, 시금치, 미나리, 호박, 당근 등 채소에도 많은 편입니다. 그리고 말린 과일이나 호두, 잣, 땅콩같은 견과류, 철분이 강화된 유제품 등에도 많은 편입니다.
철분은 칼슘과 작용하면 잘 흡수가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초콜릿이나 우유 등 칼슘이 많이든 식품과는 같이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커피나 홍차, 녹차 등 탄닌 성분도 철분 흡수를 방해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임신 중에는 커진 자궁이 장을 압박하여 배변에 지장을 주므로 변비가 되기 쉽습니다. 그리고 호르몬의 영향으로 대장의 수축력이 약해져 변비가 생기기 쉽습니다. 따라서 섬유질이 많이 함유된 샐러리, 양상추, 우엉, 연근, 고구마, 감자, 해초류, 표고버섯, 버섯 전골, 과일 샐러드, 고구마, 사과 요구르트 등을 많이 먹으면 좋고 매일아침 찬 우유를 마시는 것도 장의 운동을 촉진하며 변비에 효과가 있습니다.

3. 임신 후기
처음에는 태교니 뭐니 해서 많이 신경쓰고 지내오다가 이제 슬슬 배가 불러오고 점점 움직이는 것이 귀찮아지고 여기저기 불편한 곳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임신 후기가 되면 점점 처음에 마음먹었던 것을 잊고 게을러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임신 후기때 적절한 식생활을 유지하지 않으면 나중에 감당치 못할 일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임신 후기는 태아의 두뇌 형성이 마무리되는 중요한 시기이며 임신중독증이나 임신성 당뇨같은 임신 트러블이 생기는 시기입니다. 또한 자궁이 커져서 위를 압박하여 음식 자체만으로도 위에 부담을 주므로 소화 잘되는 음식을 조금씩 자주 나눠 먹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 시기는 태아의 두뇌발달을 위해 단백질과 비타민이 많이 든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며 임신중독증이나 부종에 대비해 소금과 수분을 제한하는 식습관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소금의 나트륨 성분은 몸 속에 수분을 고이게 하므로 부종, 단백뇨, 고혈압 등이 나타나 임신 중독증을 일으키기 쉬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임신 중독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저염분 요리가 필요한데 야채전이나 야채 수프, 버섯 잡채, 오이 미역 냉국 등 담백한 음식이 좋습니다.
또한 지나치게 살이 찌지 않도록 지방을 과다 섭취하지 말아야 합니다. 옛날 어머니들은 마지막 달에 아기를 잘 낳기 위해 기름기가 많은 돼지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잘 먹고 힘을 내야, 또 돼지기름이 미끄러워서 아기가 쑥 나올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것은 먹을 것이 귀한 시대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지나친 기름기로 인해 비만이 되면 오히려 순산에 지장을 주게 됩니다. 지방은 주로 올리브, 옥수수, 참기름 등의 식물성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타민 C는 아기의 두뇌발달을 돕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충분히 섭취할 필요가 있는데 비타민 C는 콩나물, 시금치 등의 채소와 고구마, 감잎차, 녹차, 유자차 등에 많이 들어 있고 신선한 과일에도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임신 후기에는 특히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체중조절로 미리 비만이나 임신중독증을 예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임신중독증을 예방하기 위해 붉은 살코기나 어패류, 현미 등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태아의 뇌를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콩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합니다.


2) 임신중에 피해야 할 음식
우리 조상들이 전해준 생활의 지혜 중 임산부가 금해야 할 음식들은 구체적이고 다양했습니다. 그중에는 약간 이해하기 힘든 내용도 있지만 조금 생각해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도 많이 발견되곤 합니다.

먼저 동의보감에 나오는 임신중 금기 음식들은 다양한데 그중에서 우리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을 열거하자면 개고기, 토끼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오리알, 비늘없는 고기, 게, 자라고기, 율무, 마늘, 메기, 싹난 생강, 버섯 등이 있습니다.
개고기를 먹으면 아이가 말을 못하게 된다고 했는데 이것은 임신을 하게 되면 생리적으로 열이 많아지는데 평소에도 열이 많은 사람이 뜨거운 약성을 가진 개고기를 먹고 탈이 생겼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것은 역시 뜨거운 약성을 가지고 있는 닭고기와 마늘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오리고기와 오리알은 반대의 이유로 문제가 되는 음식입니다. 오리의 성질은 매우 찬데 평소 몸이 찬 사람의 경우는 이로 인해 복통이나 설사를 할 우려가 있고 유산의 우려가 있으므로 피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비늘 없는 고기, 즉 홍어, 문어, 낙지, 오징어 등도 금기 음식으로 여겨졌는데, 이는 아무래도 소화가 덜되는 음식들이므로 탈이 날까 우려도 되고, 칼슘을 충분히 섭취해야 할 임신부가 뼈가 없는 생선을 많이 먹어서 칼슘이 부족할까 염려해서 그랬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토끼고기와 게, 자라고기, 싹난 생강은 그 형상으로 인해 금기가 된 음식들입니다. 토끼고기는 토끼의 입모양이 구순열이나 구개열(언청이)을 연상케 하고, 게는 옆으로 다니는 모습이 출산시 횡산(머리가 먼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손이나 발이 먼저 나오는 출산)을 연상케 하며, 자라고기는 자라의 목이 짧은 것을 보고 이걸 먹으면 목이 짧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고, 싹난 생강은 손가락이 더 많은 다지증을 연상케 하여 금기 음식이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율무는 음식이기도 하지만 약재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율무는 기를 아래로 내리는 작용이 있어서 유산의 우려가 있기에 임신중에는 사용에 주의해야 하는 음식이자 약재입니다.
버섯은 습기를 많이 받아서 독이 있는 것이 많다고 봤기 때문에 금기가 되었을 뿐이고 실제 식용으로 먹는 버섯은 어느 정도 먹어도 큰 해는 없습니다.

그럼 현대적으로는 임신중 어떠한 음식들을 피하는 것이 좋을까요?
먼저, 너무 맵고 짜거나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신을 하게 되면 속이 거북한 느낌이 많이 들게 되고 따라서 이러한 자극성 음식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쫄면이나 카레 같은 매운 음식이나 향신료를 많이 먹으면 몸속에 열독이 쌓이게 되고 태아에게 영향을 미쳐 태열이 생기기가 쉽습니다. 젓갈류나 장아찌같이 짠 것 역시 몸에 부종이 생기기 쉽게 하고 임신중독증이나 혈압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너무 단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칼로리만 높은 초콜릿이나 사탕, 과자류, 청량음료 등은 가급적 평시에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분은 비타민 B1을 소모시켜 몸이 나른해지고 칼슘 부족을 일으키기도 하고, 임신중 체중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향후 산후비만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되므로 임신중 금해야 할 식품입니다.

임신 중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척추 주변 신경관 등에 결함이 있는 아기가 태어날 위험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영국에서 나왔습니다. 결함이 있는 아기를 출산한 454명과 건강한 아기를 출산한 462명의 임산부의 식습관을 조사한 결과 임신 초기에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많이 먹은 여성일수록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신경관 결함이 있는 아기를 출산할 위험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은 대량의 포도당을 빠른 속도로 혈액에 방출하며 이로 인해 태아 발육에 악영향을 미쳐 척추 주변의 신경관 형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으로는 흰 빵과 콘플레이크를 비롯해 익힌 감자, 삶은 홍당무, 초콜릿, 청량음료 등이 있으며 한국인이 주식으로 하는 백미(흰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면 채소나 과일, 곡류, 통밀빵 등 가공 정도가 적은 식품은 혈당지수가 낮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음식들도 적극적으로 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카페인이 많이 든 음식도 피해야 할 음식들입니다. 커피나 홍차, 초콜릿, 콜라 등에는 카페인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이런 음식은 향후 유즙의 분비를 방해하기도 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햄이나 소세지, 라면과 같이 인공착색료나 인공감미료 등이 많이 포함된 인스턴트 식품 역시 임신중에는 가급적 안먹는 편이 좋습니다.
그리고 뭐니뭐니 해도 가장 좋지 않은 것은 술과 담배입니다. 먼저 술, 즉 알코올을 살펴보면 서양사회에서 태아 기형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자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임신중 산모가 알코올을 자주 음용하면 태아알코올증후군(FAS)을 가진 아기가 태어나게 됩니다. 태아알코올증후군을 가진 아기는 안검열이 짧고, 들창코이며, 상악골이 납작하고 귀의 기형이 있으며 발육지연이 있고 IQ가 낮으며, 정신박약, 집중력장애와 활동항진 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임신임을 확인하는 순간부터는 절대적으로 금주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담배 역시 임신중에 아주 멀리 해야 합니다. 임신한 산모가 흡연하게 되면 태아가 저체중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이 외에도 자연유산이 될 확률도 높아지며 갑자기 아기가 죽는 영아 돌연사 증후군의 빈도도 증가가 됩니다. 게다가 여성은 이미 몸속에 난자를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담배를 지속적으로 피워온 흡연 여성의 경우 난자의 질 또한 떨어져 임신이 어렵기도 하고 임신을 했다 하더라도 태아에도 영향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직접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옆에서 담배 연기를 흡입한 사람의 혈중에서도 니코틴이 검출되기 때문에 임신한 여성은 담배를 본인이 직접 피지 않는 것은 물론, 담배 피는 사람 옆에 가는 것도 가급적 조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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